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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 story - 용진씨의 하루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02-12 16:35:36 조회수 2063
용진씨는 오늘도 병원 담 너머 세상을 바라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바빠 보이는 사람과 차들의 행렬. 모두에게 낯설지 않은 풍경이지만, 용진씨만은 그렇지 않습니다. 정신분열병 증상으로 9번째 병원에 입원한지 벌써 6개월. 나도 저들 중 한 사람이었으면... 그들처럼 아침에 일어나 직장에 가고, 친구들과 어울려 저녁을 먹고, 집에 가면 기다리는 가족이 있는 평범한 인생이었다면...

불과 15년 전, 용진씨는 지금 보이는 그 담 너머 세상에 살았습니다. 그는 아침저녁 학교를 오가는 차 안에서 이 담장 안을 들여다보며 저 안에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지 궁금해 하였습니다. 그러던 그가, 지금은 담장 안에 들어와 담장 너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실 용진씨는 무척 촉망받던 대학생이었습니다. 일류대학은 아니지만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번듯한 대학에 진학하여 집안과 동네의 자랑거리였습니다. 불행은 대학 4학년 때 시작되었습니다. 대학에만 가면 모든 것이 다 잘될거라던 기대와 달리 4학년이 되었는데도 구직의 길은 막막해 보였고, 자기보다 더 뛰어난 친구들조차도 몇 군데 문을 두드렸다가 물러서는 것을 보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용진씨는 극도로 예민해진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너무나 크고 가까이 들리는 듯 하고, 익숙했던 장소가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는 모두 자신을 들으라는 듯이 느껴지고, 사람들의 모습이 이상하게 보이거나, 이상한 소리도 들렸습니다. 하지만 용진씨는 그것이 정신병의 시초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를 하면서 용진씨의 병은 점점 깊어져 갔고, 환청과 피해망상이 극도로 달한 후에야 그는 병원을 찾았습니다.

3개월의 입원치료 후 퇴원했지만, 약을 계속 먹는 것이 귀찮다며 끊어버리길 수차례, 그의 병은 재발을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재발을 하면 할수록 입원기간은 길어졌고, 무언가 해보겠다는 의욕도, 사람에 대한 관심도, 자신의 삶에 대한 열정과 애착도 점점 사라져 갔습니다. 시간은 흘러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형제들은 지쳤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처럼 담 너머 세상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있는 것입니다.


용선씨는 아침부터 형의 면회를 가기 위해 부지런을 떱니다. 6개월 전 아홉 번째로 병원에 입원한 형, 용진씨를 찾아가는 용선씨의 마음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하지만, 형을 만난 용선씨는 그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애써 웃음을 보이고 이런저런 말도 걸어봅니다. 아무 표정도 없어 보이는 형의 얼굴을 볼 때마다 용선씨의 마음은 찢어지는 것만 같습니다.


사실 용선씨도 형 용진씨와 마찬가지로 정신분열병을 앓고 있는 환자입니다. 형이 병원에 입원한 지 5년 후, 동생 용선씨도 형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용선씨는 뒤늦게 치료를 받고 약을 끊으면서 재발이 반복되는 형의 모습을 보았었기에 자신이 병이 난 후 바로 병원을 찾아갔고, 이후 한 번도 약을 끊지 않고 열심히 복용하였습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정신보건센터를 알게 되어 담당 선생님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상담도 받고 있고, 많은 월급은 아니지만 번듯한 직장인으로 생활하며, 몇 년 전에는 결혼도 하였습니다.

면회시간이 끝나고 이제 형제가 헤어져야 할 시간입니다. 짧은 침묵과 인사가 이어지고, 두 사람은 이제 각자 가야할 곳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한 사람은 집으로, 그리고 또 한 사람은 병실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기로에 부딪히지만 어려움이 닥쳤던 그 순간, 도움을 받지 못했던 것이 용진씨는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출처 : SEMI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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